개저씨를 화나게 하지 마라 <존 윅>





 
 새드 키아누의 킬링 액션 포르노.
 

 먼저 떠나게 된 부인이 남편을 걱정하여 남기고 간 멍멍이 데이지. 존에게 데이지란 사랑하는 와이프이자 또 둘의 자식이며 또 밝은 세상과의 접점을 만들어주는 존재. 그런 데이지마저 눈앞에서 잃게 된 남자의 분노.


 느와르물에서 독자나 관객을 설레이게 하는 여러 요소들 - 전설의 암살자, 은퇴한 초고수, 엄청나게 강력한 집단, 어떠한 힘에 의한 중립 구역, 주인공을 쫓아다니는 일반인과 주인공을 자기 손으로 죽이고 싶어하면서도 가끔식 도와주는 츤데레형 적수, 엄청난 정보원, 장물아비, 어둠의 의사, 시체처리반, 한때의 동료들, 개성넘치는 동종업계인들, 미모의 여성 보스 등등 이러한 여러가지의 요소들이 작품과 독자층에 따라 다양한 방식과 장치로 쓰이기 마련이지만 가끔 그것이 너무 난잡하거나 캐릭터의 이미지를 잘못 부여해 아쉬워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 반면에 <존 윅>에서는 이러한 코드들을 스토리 전개에 맞추어 잘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느 곳에나 룰은 존재하고 그 룰을 지키지 않는 자는 댓가를 치루게 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영화. 자신들의 룰에 충실한 원칙주의자들이 총을 들고 설치는 가운데에 굳이 따지고보면 진정한 룰브레이커라 볼 수 있는 단 한 명, '지미'가 소속된 집단이 조금 재미있었다. 존 윅을 포함한 번외격 룰브레이커의 특징들은 댓가를 치룰 힘을 갖고 있다는 것.
 
 총기 전투에 비해 맨손전투가 조금 약하게 그려진 것은 오래된 공백을 표현하기엔 좋았을지 모르나 또 어떻게 보면 전설의 킬러라는 이름을 살짝 아쉽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차피 아무리 강한들 급소에 총 한 발 맞으면 죽는게 인간이고, 먼치킨의 도살쇼가 되는 것보단 이쪽이 잃은 아픔을 분노로 터트리는 존 윅에게 더 잘 어울렸다고 본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 캐릭터 만큼은 부디 해피엔딩좀 갔으면 좋겠다 하는 경우야 종종 있다지만 그것은 대부분 여러편의 시리즈물이나 드라마 같은데서나 관객과의 시간을 통해 이루어지다보니 단편에서는 쉽지 않은 일. 그런데 존 윅은 그것을 캐스팅으로 해결해 버렸다. 새드 키아누, 키아누 리브스의 익히 알려진 슬픈 과거사를 아는 영화 팬이라면 이 영화를 보면서 존 윅을 응원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은가. 이건 너무 사악한 캐스팅이다. 캐스팅 담당자에게 콘티넨탈의 이름으로 김치초밥형의 응징을.


 - 그녀는 왜 하필 비글을 남겨놓고 갔을까. 존 윅의 과거사를 좀 더 조명해 봐야한다.

 - 극중에서 존 윅이 마시는 버번은 블랑톤 싱글 배럴. 면세점 50$ 선이며 맛있다.

 - 음악 선곡이 재미있었고, 보다 현실적인 실용형 총부림 액션컷이 제법 인상적. 

 - 조역들 수준이 높아서 조금 놀랐음.

 - 반려동물을 사랑합시다. 유기견 입양은 사랑입니다. 존 윅 캠페인.

 -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는 교훈. 자식관리의 중요함. 

 - 남의 재물을 탐하지 말지어다. 룰을 어기고 싶으면 그 댓가를 견뎌낼 힘이라도 있어야 한다.


 솔직히 극장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그냥 잘만든 액션 팝콘무비쯤 되겠지 하는 생각에 큰 기대 없이 갔었는데, 아주아주 흡족하며 나왔다. 삶의 스트레스가 쌓이기만 하는 시대여선지 이런 복수뽕의 카타르시스가 더욱 땡기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기분이다.

 대략 20대 후반 이상, 홍콩느와르들부터 대부까지 다양한 암흑세계물을 보고 자란 세대들이 더 좋아할 영화가 아닐까 싶다. 이런 코드가 맞지 않는다면 내 기준에 비해 점수가 많이 까일 수 있는 영화인건 사실.

 ★★★

 
 존 윅마저 악당들에게 사살당하고 비글이 주인의 복수를 위해 세상을 지옥불로 불타게 하는 그런 영화를 살짝 기대했던 나를 반성한다.

 
 ps :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본문 중에 일부 우회적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ex: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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