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지금 이 곳으로 이사 오기 전까지 있던 동네에서는
11년간 지나가다 보이는 떡볶이는 다 먹어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집 근처 반경 1.5km 이내의 떡볶이는 한 번 이상 다 먹어봤을 거에요.
그나마 집에서부터 (콩나물측정거리로) 870m 거리에 마음에 드는 떡볶이 집이
있었기에 어쩌다 생기는 떡볶이 금단증상은 그 곳에서 해결할 수가 있었는데,
이사오고 나서 반 년이 되어가는 동안 주변 떡볶이를 비교적 많이 체험했습니다만,
아직까진 만족스러운 떡볶이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30분 거리를 가서 사 올 수도 없구요.
그렇게 떡볶이 금단증상이 쌓여가던 중이었는데,
단지 입구 상가건물에 떡볶이 집이 생겨버렸네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 아딸. 아들과 딸. ..딸이 둘이 아닌게 참으로 다행입니다만.
하여튼 거두절미하고 바로 들어갔습니다. 떡볶이 일인분과 튀김 일인분을 주문.

학교앞 튀김도 4개 천원에서 3개 천원이 된 밀가루 인상시대.
그래도 떡볶이의 저 양은 슬프기가 이루 말할 데가 없군요. 학교앞 떡볶이 천원보다 양이 적어...orz
사실 그리고 전 떡볶이에 있어서는 저런 정량 패키지 포장을 싫어합니다.
'1인분용'으로 고정되어버린 패키지 포장 시스템은, 아무리 아줌마가 인심좋다거나
단골이 된다 해도 '덤'으로 좀 더 얻을 가능성도 애초부터 닫아버리게 되거든요.
이런 떡볶이는 '정'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어요.
역시 길거리 음식은 길거리 특유의 정서가 반영될 때 그 맛이 더해진달까요.
하지만 어쨋건 새우튀김은 매우 기쁩니다.

떡 특유의 쫄깃한 식감은 매우 잘 살렸는데 양념이 너무 매운맛에만 치중했네요.
조금 오버된듯한 캡사이신탓에 '맛있게 맵다'기 보다는 '쓸데없이 맵다' 로 가고 있달까요.
인체의 보호작용때문에 그저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 맛있다고 착각하게 하는 건 애들한테나 써먹는거죠.

사실 마음같아선 전부 새우로 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첫 대면이라 종류별로 받아왔습니다.
튀김은 떡볶이보다는 매우 양호. 다만 개별 퀄리티 차이는 어쩔 수 없네요.
새우님은 그 존재자체로 모든 게 용서되는 분이고,
오징어튀김은 매우 크고 아름다운 사이즈입니다.
야채튀김도 상당히 크지만 김말이는 딱히 평범한 김말이를 벗어나지 못했고
만두 역시 실망스럽습니다.
허나 튀김의 정도나 튀김옷 자체는 비교적 괜찮은 편.
(뭐 허브튀김이라지만 사실 파슬리 좀 들어간 것 정도 외에는 딱히 허브답지 않은건 논외로 하고)
새로 생긴 매장이다보니 당연히 깨끗한 기름에서 튀겼다는건 매우 큰 장점이죠.
걱정되는 건, 그 동안 다른 '맛있는' 떡볶이 집들도 체인화가 된 곳은 다 얼마 못 가
맛을 지키지 못하고 이미지마저 실추해버리는 아픈 역사가 있었지요.
떡볶이는 또 사실 체인이 별로 없는 음식이거든요. 얼마나 초심을 지켜나갈지 두고봐야겠습니다.
떡볶이 양념 조금만 개선해주면 좋긴 하겠습니다만. 저 적은 양때문에 손이 안 가게 되네요.
어쨋건 없어지면 안됩니다.
맥주안주로 새우튀김만 사다먹을거거든요.(?!)


덧글
두아쓰 2008/05/03 00:08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매운맛만 즐기는 어린이 두아입니...(야). 떡볶이라.. 떡볶이에 간장이랑 설탕이랑 고추장이랑 물을 절묘하게배합해서 먹는 궁중떡볶이를 먹어본지 오래되었군요T_T) 분식점 떡볶이 싫어요 엉엉ㅠㅠ
오와오와 2008/05/03 04:48 # 삭제 답글
아딸은 아빠가 만든 튀김 딸이만든 떡뽂이의 준말이죠
오와오와 2008/05/03 04:48 # 삭제 답글
반댄가요????? 여튼 여기 떡볶이 맛있던데 ~
강우 2008/05/03 08:44 # 답글
두아쓰 님// 궁중떡볶이가 가끔 그리워집니다오와오와 님// 네 맞습니다 제가 정신줄 놓아서 제목 바꿔적었었네요. :)
DarthSage 2008/05/03 16:53 # 답글
'매운맛' 하면 상쾌한 매운맛이 아닌 캡사이신을 들이부어 만드는 찝찝하고 혀만 고통스러운 매운맛이 요즘 음식계의 트렌드인지 매우 괴롭습니다.
강우 2009/03/30 22:57 #
그런데 짜증, 차단리스트죠.
ㅎ 2009/03/30 22:54 # 삭제 답글
여기는 음식은 그럭저럭 괜찮은데인심이 너무없어.. --
강우 2009/03/30 22:57 #
네 동감이에요 :(